지난 10일 열린 22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은 김문수후보(이하 김 당선인으로 표기)가 경이적인 64.3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무난히 국회의원 뱃지를 거머쥐었다.
그날 치뤄진 선거에서 국민의힘에서는 김형석후보, 진보당에서는 이성수후보, 무소속으로는 신성식후보가 출전하여 나름대로 분전하였지만, '의료개혁'이라는 미명으로 위장한 여러 국정 실패에 분노한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내세운 '윤석열 심판론'을 거세게 지지하여 속수무책이었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비단 순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김 당선인과 대척점에 서 있던 신성식후보를 밀었다는 의혹에 소병철 현 국회의원과 손훈모 변호사로부터 고발 당한 순천시장(노관규)이 김 당선인의 당선에 따라 졸지에 패배자가 됐다.
낙선한 여타 후보군들과 달리 이번 총선이 준 국민적 시민적 경고를 토대로 살펴 본다면, 대한민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순천에서는 노 시장이 (이 둘은 직접 출마는 하지 않았지만 국정과 시정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더해져 있다)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암공장'이 들어설 인근 주민들의 절규를 짓밟고, 불편을 감수하며 약속을 믿고 기꺼이 길을 열어준 도사동 주민들의 도로를 봉쇄하는 등 당선된 후 끊임없이 계속되는 그의 악행에 대한 심판이 불행하게도 신 후보를 통하여 표출이 됐을 뿐, 따져보면 신 후보도 피해자다.
김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 후보가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후보라며 'KBS오보 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 기권 건', '정대택 관련 건' 등 순천시민을 넘어 전 국민적 관심사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신 후보는 김 당선인의 TV토론에서의 발언들을 빌미삼아 맹공을 펼치다, 선거와 관련 없는 한 지지자의 철 없던 22년 전 젊은 시절의 개인정보까지 공개하는 등 금도를 스스로 넘어 낙선의 빌미에 한 가지를 더 했다.
노 시장은 (시민들 누구도 원하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글을 올려 정적을 조롱하는 등 화를 자초했는데, 본 기사의 사진만 봐도 애독자들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노릇이다.
따라서 노 시장은 고발까지 감수하며 신 후보를 밀었다는 의혹은 강도높은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의 정치적 운명이 갈리겠지만, 신 후보의 대패로 인하여 그의 재선가도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