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준공을 앞둔 순천도시첨단산업단지가 막바지 조성 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순천시 야흥동 일원 19만㎡ 규모로, 산업·상업·주거 기능이 복합된 직주락(職住樂)형 첨단 복합 산단으로 개발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순천이 미래 산업도시로 도약하는 청사진 같지만, 그 실체에 대해 정작 순천 시민은 잘 모르고 있다. 분양이 언제 진행되었는지, 어떤 기업이 들어오는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
정치권의 언급도 뜸하다.
산단이 조용히 개발되는 사이, 시민은 여전히 그 벽 밖에 서 있다.
조성은 순조로운데, 정보는 실종
LH는 이미 산업시설용지 일부를 사전 분양했고, 이주자택지에 대한 분양도 마감되었다.
공동주택용지 또한 올해 안에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소식은 대부분 청약 포털에만 올라왔을 뿐, 지역 언론이나 시정 홍보 채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단지에 입주할 기업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고, 분양 용지별 가격, 활용 계획 등도 지역민이 접근하기엔 여전히 불친절하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은 “산단이 뭐 하는 곳이냐?”라는 질문조차 쉽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반은 준비되었지만, 방향은 흐릿하다
순천첨단산단은 입지적으로 매력적인 조건을 갖췄다.
광양만권, KTX, 여수공항, 순천대 등과 인접해 산업 클러스터 형성 가능성이 크고, 전남 동부권의 중심도시라는 입지 조건도 분명하다.
그러나 왜 이 산단이 순천에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나 지역 정체성은 아직 약하다.브랜딩도, 스토리텔링도 부족하다.
전남에서 유일한 도시첨단산단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행정은 조성에만 집중되어 있고, 그 이후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 없는 개발은 실패한다
산단은 기업을 위한 공간이지만, 동시에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 은퇴한 시민들이 재능 기부나 사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까지 포함되어야 진정한 도시형 산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금처럼 정보를 제한하고, 계획을 외부 청약 시스템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시민의 참여와 관심을 차단하는 구조다.시민이 모르는 개발은 실패한 개발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람 중심의 전환
순천시는 지금이라도 시민을 향한 설명을 시작해야 한다.어떤 기업에 오는지, 어떤 일자리가 생기는지, 주거지는 어떤 기준으로 분양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산단을 시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청년 창업 지원센터 설치산단
내 마을 학교 및 체험학습장 운영입주기업과 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 운영시민이 참여하는 순천 첨단 산단 시민홍보단 운영 등이런 방식이 곧 산단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실질 전략이 될 것이다.
순천 첨단산업단지는 이제 곧 완공된다.
그곳이 과연 시민의 삶을 바꾸는 공간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조용한 토지개발로 남을지는 지금, 이 순간부터 무엇을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산단의 성공은 조성이 아니라 참여와 공감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