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의 세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 적극 지원 현수막이 순천역 앞에 걸려 있다.
순천시가 이재명 후보의 ‘2039년 세계 유니버시아드 개최 적극 지원’ 공약을 적극 지지하면서 1,000억 원 규모의 종합 스포츠단지 조성 사업에 명분과 실리 쌓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 표심 잡기, 김문수 국회의원의 공 이용, 그리고 실질적 시민 요구와 행정 투명성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유니버시아드 개최 적극지원 공약은 좋은 아이디어이며, 순천시는 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순천갑 국회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약화 했다는 말은 빠져 있다.
김문수 의원이 22일 페이스북에 유니버시아드 관련 글을 올렸다
노관규 시장은 “순천의 체육시설은 88올림픽 때 만들어져 40년 가까이 된 낡은 시설이 대부분이고, 국제규격 수영장·승마장·전용 베드민턴장 등 기본시설조차 없다”며 “유니버시아드를 계기로 도시 발전의 또 다른 경쟁력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막대한 예산과 대회 유치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며, “순천시는 유니버시아드와 별개로 시민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스포츠타운 용역과 부지 매입 심의를 마쳤고, 이제 재정 투입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대회 수준의 시설 확충은 특별법과 국회 차원의 예산 지원 없이는 어렵다”며, “2년마다 열리는 유니버시아드의 개최지 확정 절차상 순천은 2039년에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노 시장은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적극 지지하면서도 유니버시아드 유치가 쉽지 않음을 내비친 것이다. 또한 일정상 국제 규격에 맞는 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님을 지적했다.
대신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타운이 낡은 시설에 불만이 많은 순천시민을 위한 현실성 있는 계획임을 은근히 부각시키면서 여기에 재정을 보태 주면 좋겠지만 안 보태도 유니버시아드와 상관없이 스포츠타운을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순천 연향뜰 소각장, 스포츠타운 조성 ‘물타기’ 의혹
순천 연향뜰에 들어설 쓰레기 소각장(공공자원화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공원·문화·체육 등 주민친화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 확정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연향뜰에 스포츠타운이 들어선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 일부 환경단체, 정치권 등은 “스포츠시설을 내세워 소각장 건립에 대한 시민 반대를 희석시키려는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심 잡기용 ‘공약’ 논란…시민 요구·투명성은 뒷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관규 시장이 표심을 잡기 위해 대형 스포츠단지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단기간에 시민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지역 발전 이미지를 부각시켜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노후 체육시설 개선과 생활체육 환경 확충이 더 시급하다”며, 실질적 요구와 투명한 행정 절차를 촉구하고 있다.
스포츠타운이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2031년에 완공되기 때문에 시민들은 앞으로 6년 동안 낡은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시가 토지 보상 문제로 스포츠단지 입지를 비공개로 추진하면서 ‘특혜’·‘밀실행정’ 논란도 일었다. 입지를 비공개로 하면 특정인에게만 투자 기회가 돌아가거나 토지 보상금이 부풀려지는 ‘특혜’ 시비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대지구에 사는 박모 씨는 입지 선정에 대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시민만 모르게 한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1000억 원의 돈이 투입되는 스포츠타운은 오랫동안 순천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입지선정과 종목 시설 등 계획 초기단계부터 시민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