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한덕수, 시간은 김문수 편... 단일화 누가 유리할까?

5월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한덕수 후보는 “오늘 중으로 편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자”고 세 차례 제안했지만 김문수 후보 측은 정식 제안으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한 인사 수준의 대화”로 평가절하했다.

양측의 협상, 접근법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다. 한덕수 후보는 시간 절약을 위해 후보 간 직접 대화를 선호한 반면, 김문수 캠프는 보다 공식적이고 쳬계적인 협상을 하려는 움직임이다. 단일화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문수 캠프의 김재원 비서실장은 “단일화 협상은 김 후보의 자기희생적 결단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며 단일화의 주체로서 김문수 후보를 내세웠다. 특히 “본선 투표용지에서 한덕수 후보의 이름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여론조사에서는 한덕수 후보의 우위가 명확하다.

여론조사꽃이 4월 30~5월 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수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는 한덕수 26.4%, 김문수 12.8%였고,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한덕수 59.3%, 김문수 25.7%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대선후보 지지율로는 이재명 40~42%, 한덕수 8~10%, 김문수 7~8% 였다.

양자대결에서는 한덕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맞붙을 경우 김문수 후보보다 더 높은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수 31.4% vs 이재명 46.1%, 김문수 25% vs 이재명 4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반적으로 한덕수 후보는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호소력이 강하고,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어 확장성 측면에서 명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선 승리 가능성만 고려한다면 한덕수 후보가 단일후보로 적합하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의 당원 기반과 시간적 우위는 협상에서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적 제약이 김문수 후보에게는 강력한 카드인 셈이다. 5월 7일까지 선거 홍보물 인쇄 발주를 마감해야 하고 5월 11일 대선 후보 등록을 마감해야 한다. 홍보물 발주는 권장 마감일이라 다소 유동적이긴 하지만 후보 등록은 법적 최종 시한이라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무소속인 한덕수 후보가 불리하다. 김문수 후보는 공식 정당 후보로서 기호 2번과 당 조직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한덕수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조직과 기호 측면에서 열세에 처한다. 이러한 시간적 제약은 한덕수 후보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한덕수 후보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여론 우위, 단일화 방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유연한 자세, 3년 임기 제한 및 개헌 완료 후 사임, 경제전문가로서의 통상 협상 강점 부각, 김문수 후보와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 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덕수 후보의 협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홍보물 발주 마감 시한인 5월 7일까지 의미 있는 진전이 없다면 김문수 후보의 협상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확보가 숙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