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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국가산단 사진=여수시청 |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전국 경제가 2025년 들어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전라남도는 주요 실물 지표에서 전국 평균과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전국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전남은 연간 기준 3.1% 감소했다. 충북(12.6%), 광주(9.4%), 경기(7.9%) 등 첨단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4분기 세부 지표를 보면 전남 산업의 구조적 특성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광공업 생산은 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 제조업(5.5%), 식료품(4.8%) 등에서 증가했으나, 동부권에 소재한 화학제품(-5.3%), 금속(-7.1%) 부문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에너지·기초소재 중심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서비스업 생산도 0.7% 감소했다. 보건·복지(4.0%), 도매·소매(3.6%)는 증가했지만, 부동산(-15.5%), 전문·과학·기술(-13.9%) 분야가 크게 줄었다. 연구개발과 지식기반 산업의 위축은 지역 산업 고도화의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비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4분기 소매판매는 2.6% 증가했다. 대형마트(-9.4%)는 감소했지만, 전문소매점(3.8%), 승용차·연료 소매점(2.6%)이 증가하며 생활 소비가 지탱했다. 건설수주는 발전·송전 등 토목(139.5%), 사무실·점포 등 건축(24.9%)이 크게 늘어 82.1% 급증했다. 대형 인프라와 에너지 관련 발주가 단기적으로 지표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은 4분기 기준 0.9% 증가했다. 철강 판(-13.4%), 기타 유기·무기화합물(-11.8%)이 감소했지만, 선박(28.2%), 기타 석유제품(19.5%) 증가가 일부 상쇄했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는 8.9% 감소해 전국 평균(3.6% 증가)과 격차를 보였다. 수입은 4분기 2.8% 감소했다. 기타 석유제품(101.3%), 알루미늄(67.8%)은 늘었으나, 원유(-7.7%), 석탄(-18.8%) 감소폭이 더 컸다.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수요 흐름이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흐름은 둔화됐다. 전남의 연간 고용률은 65.6%로 전국 평균 62.9%를 상회한다. 다만 4분기 고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p 하락했다. 50대(0.8%p), 40대(0.7%p)는 상승했으나, 15~29세(-2.4%p), 60세 이상(-0.9%p)은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 부진이 뚜렷하다. 실업률은 0.1%p 상승했다. 청년층과 고령층에서는 하락했지만, 30~59세에서 상승했다.
물가는 4분기 기준 2.5% 상승했다.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3.8%), 석유류(5.5%) 가격이 상승했다. 전국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한 지역 특성이 반영된다.
인구는 2,408명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20~24세(-282명), 80세 이상(-224명)은 순유출됐지만, 60~64세(686명), 55~59세(584명)가 순유입을 기록했다. 청년층 유입은 제한적인 반면, 중장년층 중심 이동이 두드러진다. 경기(3만 2,970명), 인천(3만 2,264명), 충북(1만 789명)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
전남 경제는 고용률과 소비, 건설 부문에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생산과 수출에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특히 화학·금속 등 주력 산업의 둔화와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위축은 구조적 전환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첨단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이 성장세를 이끈 충북·경기·광주와 달리, 전남은 중후장대 산업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2025년 지표는 급격한 침체라기보다는 성장 동력 약화와 산업 구조 전환 지연이 동시에 나타난 국면으로 해석된다. 전국 회복 흐름과의 격차는 통계상 분명하며, 산업 다변화와 기술집약적 제조업 확대가 중장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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