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노트 기준으로 손 후보의 3년 수임 규모는 126건, 연평균 42건(월 3.5건)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변호사 1인당 연평균 수임 건수는 13.1건(월 1.1건)에 그친다. 손 후보의 연 수임 건수만 놓고 보면 평균의 약 3배에 달하는 활동량을 보인 셈이다. '양적으로 활발히 일하는 변호사'라는 점은 수치로 확인된다. 문제는 그 질적 구성이다.
126건 가운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사건이 22건(17%)으로 가장 많았고, 손해배상 17건(13%), 음주운전 등 교통범죄 12건(10%), 사기 10건(8%), 상해·횡령·특수절도 등 기타 일반 민·형사 사건 45건(36%)이 뒤를 이었다. 합산하면 전체의 84%에 이르는 106건이 부동산, 손해배상, 교통·사기·상해 등 일반 민·형사 사건이다.
이 같은 구성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전업 공익·인권 변호사보다는, 지역 일반 개업 변호사 포트폴리오와 유사한 면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머지 20건(16%)이 노동·산재, 국선변호, 공익·환경소송, 기타 민생·인권 사건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 20건의 방향성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복잡하다. 노동 사건 7건 중 최소 4건이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회사) 측 대리였다.
임금 청구 사건 두 건에서 회사 측을 맡아 근로자 패소를 이끌었고, 임금 등 청구 사건과 근로기준법·퇴직급여법 위반 사건에서도 각각 사용자 측 피고인을 변호했다.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 편의 대리를 주로 맡는 공익인권단체 소속 변호사들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하면, “노동·민생 사건에서도 약자 편에 일관되게 서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공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건도 비중은 크지 않다. 공익소송은 126건 중 단 1건이었으며, 그 1건마저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무효 소송으로 1심에서 패소했다.
국선변호는 광주지법 순천지원 2023고단868·890·1426 병합 사건(절도·장물) 등 2건에 그쳤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등 전업 공익·인권 변호사 단체의 경우, 연차보고서에 공개된 사건 대부분이 장애인·여성·이주민·난민·노동자·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를 대리하는 공익·인권 사건으로 채워져 있다.
이와 같은 포트폴리오와 비교하면, 손 후보의 최근 3년 소송에서 공익·인권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과 국선·공익소송 비율은 “전업 인권·공익 변호사로 통칭되는 변호사들의 통상적인 사건 구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에 힘을 싣는다.
변호사법 제27조는 모든 개업 변호사에게 연간 일정 시간 이상의 공익활동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국선변호 수행도 이 공익활동에 포함된다. 다만 공익활동에는 국선변호 외에도 무료 법률상담, 공익단체 자문, 공익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될 수 있어, 케이스노트 데이터베이스에 잡히지 않는 활동이 존재할 여지는 있다.
손 후보의 판결문 기준 국선 수임이 3년간 2건에 그쳤다는 점은 “공익·국선 사건 비중이 높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지만, 대한변협의 공익활동 기록, 공익단체 참여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야 전체 공익활동 규모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거 이력에는 9세 아동 추행·성착취물 유포 피고인 변호도 포함돼 있다. 최근 3년 수임 목록에서도 성범죄 피고인 변호 사건이 확인된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2024고정78 사건(2024년 10월 17일 선고)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을 변호해 벌금 500만 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 판결을 이끌었다.
2019년에는 순천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9세 여아를 강제 추행한 피고인을 변호한 사실이 판결문으로 확인된다. 당시 법원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취업제한 3년을 선고하면서 “추행의 부위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수십 건 유포하고 피해자를 나체 사진으로 협박한 이른바 ‘n번방 류’ 사건에서도 항소심 변호를 맡았으나, 1심 징역 3년 6월 판결은 항소기각으로 유지됐다.
손 후보는 최근 언론과의 통화에서 "돈을 목적으로 한 사건들을 맡은 게 아니었다. 인간관계에 의한 수임이었다"며 "자백과 반성을 전제로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중점을 두고 변호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변호한 사건들은 n번방과 같은 조직범죄가 아니고 한 개인의 일탈 행위였다"며 "변호인에 의한 2차 가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언론에서는 '인권변호사 이미지를 강조해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딱 1건"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예비후보 시절 개인 블로그에는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글을 올렸고, 같은 해 선거 과정에서는 "임대아파트 서민들의 내 집 한 번 가져보겠다는 소망을 지켜줬고, 연극협회 미투 사건이 터졌을 때 힘이 되었으며, 한국장애인문화협회와 순천 장애인부모연대, 여성장애인연대, 척추장애인협회와 언제나 동행했다"며 "어려울 때 항상 힘이 되었던 인권변호사"로 자신을 소개했다.
공감·민변 공익센터 등 전업 공익·인권 변호사들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했을 때, 손 후보의 최근 3년 사건 구성은 공익·인권 사건 중심이라기보다는 일반 민·형사 사건 중심에 일부 민생·공익 사건이 섞인 형태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 같은 자기소개가 유권자에게 어떤 이미지를 전달했는지에 대한 논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같은 논란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손 후보의 후보직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4월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직 유지를 결정했고, 7일 최고위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결론을 내릴 만한 확실한 증거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사한 아동 성범죄 변호 이력 논란을 빚은 이승훈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에 대해 민주당이 전략선거구 지정 방식으로 사실상 교체 수순을 밟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손 후보는 성범죄 변호 이력 외에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의 5천만 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6월 3일 선거일까지 약 3주, 민주당의 최종 판단과 유권자의 평가에 이목이 집중된다.
변호사의 직업윤리상 어떠한 피고인도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변호사가 성범죄 피고인을 변호하는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본 기사는 손 후보의 변호 행위에 법적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케이스노트 판결문 기준으로 드러나는 손 후보의 사건 구성과, 공익·인권 전문 변호사 단체들이 보여 온 통계적 패턴을 비교해 볼 때, 손 후보가 선거에서 강조해 온 '인권변호사' 자기소개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지에 대한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종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