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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억 연향들 ③] 입지선정위 의결 8개월 전 소각장 위치 정해져

2026-11-03 14:49 | 입력 :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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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의결 247일 전, 시 용역 도면엔 이미 연향들 소각장과 ‘굴뚝 전망대’ 있어
정수진 의원 "용역 담당자 ‘시에서 부지 정해줬다’", "공문 나오면 내정 여부 드러나"
입지선정위 결정과 무관하게 내정했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 뒤집어질까

입지선정일의결 8개월전 용역보고서에 담긴 연향들 배치도  사진정수진 의원 제공
입지선정 의결 8개월 전 용역보고서에 담긴 연향들 조감도. 사진=정수진 의원 제공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연향들 쓰레기 소각장 자리는 미리 정해져 있었을까. 1심 법원의 답은 "아니다"였다. 주민대표와 전문가가 참여한 입지선정위원회가 2023년 6월 16일 연향들을 최적후보지로 의결했으니, 순천시가 위원회와 상관없이 자리를 정해 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8개월 앞선 2022년 10월, 순천시가 맡긴 스포츠파크 용역의 도면에는 이미 연향들 위에 소각장과 굴뚝 전망대가 그려져 있었다. 소각장 자리를 고를 입지선정위원회가 꾸려지기도 전이었다.

2024년 6월 순천시민 3115명은 순천시가 소각장을 연향들로 미리 정해 놓고 절차만 밟았다며 소송을 냈다. 증거로는 순천시가 2023년 9월 전라남도에 낸 계획서를 들었다. 소각장 위치가 연향동 814-25 일원으로 적혀 있었다.

광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2025년 11월 20일 순천시의 손을 들어줬다. 위원회가 "2023년 6월 16일 이미" 연향들 부지를 최적후보지로 정했으므로, 순천시가 "입지선정위원회의 결정과 무관하게" 이 부지를 "내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순천시가 전라남도 낸 계획서는 입지선정위 의결 뒤에 만든 문서였다. 법원이 선을 그은 날은 2023년 6월 16일이다.

소각장 부지 내정에 대한 법원 판결문
소각장 부지 내정에 대한 법원 판결문

"발주처 요청"으로 바뀐 용역

순천시는 2022년 7월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순천형 스포츠파크 조성 타당성 검토 및 입지선정 용역’을 맡겼다. 사업 위치는 순천시가 정하는 곳이었다. 용역보고서에는 이 용역이 "발주처에 요청에 따라" 바뀌었다고 적혀 있다. 정수진 의원은 용역 담당자와 통화했더니 담당자가 ‘시에서 부지를 정해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순천시가 2022년 7월 조선대산학협력단과 체결한 계약서 사업장위치는 수요기관순천시 지정처로 적혀있다  자료정수진 의원 제공
순천시가 2022년 7월 조선대산학협력단과 체결한 계약서. 사업장위치는 수요기관(순천시) 지정처로 적혀있다. 자료=정수진 의원 제공

첫 공정설계 변경일은 2022년 10월 12일, 변경 방향은 "차세대 공공자원시설과 연계"였다.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은 소각장을 가리킨다. 이때 만든 연향들 배치도에는 ‘차세대 재생에너지 시설부지’가 있고, 범례 1번이 ‘재생에너지타워(전망대)’다. 조감도에는 높은 굴뚝이 선 소각장이 그려졌다.

연향들 배치도
2022년 10월 공정설계 변경 당시 연향들 배치도. 자료=정수진 의원 제공

같은 날 순천시는 민선7기 때 꾸려진 옛 입지선정위원회 위원들에게 해촉을 통보했다. 소각장 입지선정 계획을 공고한 것은 12일 뒤, 새 위원회가 꾸려진 것은 79일 뒤인 12월 30일이다. 위원회가 연향들을 의결하기까지는 247일이 더 걸렸다.

이 도면을 2026년 10월 28일 시정질문에서 공개한 정수진 순천시의원(조곡·덕연)은 "처음부터 정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시, 소각장과 스포츠시설 연계하겠다

도면이 바뀌고 닷새 뒤인 2022년 10월 17일, 서규원 순천시 생태환경센터소장은 순천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차세대 재생에너지 광역화 시설단지를 "폐기물 에너지 생산과 스포츠와 문화시설 등 주민 편익 복합공간"으로 짓겠다고 보고했다. 소각장은 땅 밑에, 체육시설은 그 위에 두는 구상이었다. 도면에 그려진 그대로다.

2022년 12월 6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김재빈 당시 문화관광국장이 스포츠파크를 설명하며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우리 시가 나갈 방향은 쓰레기장이랄지, 이제 (노관규) 시장도 구상을 했지만, 다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스포츠시설…"이라고 말했다. 새 위원회가 꾸려지기 24일 전이다.

위원회 의결 나흘 전인 2023년 6월 12일, 김지식 당시 체육산업과장은 다르게 설명했다. 소각장 입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스포츠파크 "용역은 일시중지 상태"라며 "스포츠파크 부지를 먼저 결정하는 게 아니고 폐기물처리시설을 먼저 결정할 계획"아라고 했다. 하지만 그 용역의 도면에는 이미 소각장과 스포츠파크가 함께 연향들 위에 올라 있었다.

굴뚝 전망대도 1심 판결에 등장한다. 위원회는 소각장 굴뚝 위 100m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경관을 점수에 넣었고, 북쪽 아파트 단지 방향을 ‘평야’로 매겼다. 법원은 이것이 "향후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 오류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법원이 ‘향후’라고 본 그 전망대는 위원회가 생기기 전 도면에 이미 있었다.

열쇠는 공문

정수진 의원은 도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소각장을 맡은 청소자원과와 스포츠파크를 맡은 체육산업과 등 관련 부서가 주고받은 공문이 나오면, 순천시가 위원회 결정 전에 연향들을 정해 두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부서가 함께 움직인 것은 분명하다. 김지식 과장은 2023년 6월 "우리 청소자원과하고 업무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정 의원이 요구한 공문 3건을 "관계부서랑 상의를 해서 제출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손 시장의 처지는 남다르다. 손 시장은 1심에서 주민 측 소송대리인이었다. 정 의원이 결정고시를 직권으로 취소해 달라고 하자 손 시장은 "원고 3000명이 훨씬 넘는 분들의 소송대리를 하다가 지금은 피고의 대표가 되어 있다"며 "제가 좀 특수한 입장에 있어 신중히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지난 10월 29일 정수진 의원의 손훈모 시장에게 시정질문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답은 시청 안에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것은 순천시의 설명이다. 왜 2022년 10월 12일 스포츠파크 용역을 소각장 연계로 바꾸라고 요청했는지, 연향들 배치도가 시의 지시였는지 용역사의 구상이었는지, 국장이 말한 "시장도 구상"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공문 3건과 비공개로 남은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그 열쇠를 찾을 수 있다.

사건은 광주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주민 측 대리인이던 손훈모 시장이 이끄는 순천시가 항소심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결정고시를 스스로 거둘지도 관심이다. 결정고시가 취소되면 입지 선정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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