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수진 순천시의원이 15일 의회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정수진 의원의 과거 소각장 반대 시민활동이나 행정소송 참여가 소각장을 담당하는 상임위원회에 들어갈 수 없는 근거가 될까. 정 의원의 도시건설위원회 배정 제외 과정에서 제시된 의회 검토보고서에는 정작 ‘도건위 위원 선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문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유영철 순천시의회 의장은 16일 통화에서 이해충돌 검토는 여러 판단 요소 중 하나였으며, 그것만으로 정 의원의 배정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도건위 지원자가 정원을 초과한 상황에서 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함께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정수진 의원은 지난 7월 신상발언에 이어 15일 본회의에서도 같은 문제로 발언대에 섰다. 그사이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해석을 구하고 상임위원 교체 가능성도 타진했다. 정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도건위 배정을 다시 요구하기보다, 자신을 직접 이해관계인으로 판단한 근거를 바로잡고 싶었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7월 2일 상임위원 선임을 앞두고 시작됐다. 정 의원에 따르면 희망 상임위는 도건위, 행정자치위원회, 문화경제위원회 순으로 신청했다. 본회의 시작 약 5분 전 의장실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유영철 의장이 검토보고서를 건네며 직접 이해관계에 해당해 도건위 배정에서 제외됐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유 의장도 당초 정 의원을 도건위에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다만 확정된 배정은 아니었으며, 의회사무국을 통해 고문변호사 의견을 확인한 뒤 분란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다른 상임위에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에게 미리 설명한 것도 양해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제시된 문건은 의회가 작성한 ‘상임위원회 위원 추천관련 검토 보고’다. 정 의원이 2023년 9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순천만국가정원 옆 쓰레기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 정책부장을 맡았으며, 이와 관련한 제척·회피 대상 여부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보고서에 정리된 자문은 도건위 선임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보고서는 자문변호사에게 전화로 문의한 결과 “도시건설위원회로 위원선임에는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나”라고 적었다. 이어 자원순환센터(소각장) 관련 내용은 본인이 회피하거나 위원회에서 제척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결론 역시 자원순환센터 관련 질문과 안건 심의·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도건위 위원으로 선임할 수 없다는 결론은 아니었다.
 |
| 순천시의회 검토 보고서 출처=정수진의원 제공 |
유영철 의장은 이에 대해 특정 사안에서 위원 한 명이 빠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위원회 운영에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이 함께 질의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분란 가능성을 미리 고려하는 것도 의장의 판단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유 의장은 당시 도건위 정원은 8명이지만 지원자는 12~13명 정도로 기억한다며, 정 의원 외에도 희망대로 배정되지 않은 의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구체적인 선정 사유에 대해서는 인사에 관한 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순천시의회 기본조례에 따르면 상임위원은 의장이 추천하고 본회의 의결로 선임한다. 의장이 추천안을 만들지만 최종 선임은 본회의가 결정하는 구조다. 유 의장은 15일 본회의에서 정 의원을 제외한 의원 24명의 찬성으로 상임위 구성이 결정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수진 의원이 문제 삼는 것은 추천권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제시된 직접 이해관계 판단이다.행안부는 8월 7일 답변에서 과거 소각장 관련 시민단체 활동만으로 해당 분야의 모든 안건에 직접 이해관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단체에서 맡았던 지위, 단체에 미치는 영향, 심의 대상 안건의 내용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방자치법 제82조는 위원회 구성·운영이 아니라 개별 안건의 의사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이므로, 위원 선임의 직접적인 기준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쉽게 말해 소각장 관련 특정 안건의 논의·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와, 도시계획·건설 등 여러 업무를 다루는 도건위 위원이 될 수 있는지는 따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익위도 9월 14일 답변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은 상임위 배정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의원 본인이나 사적이해관계자가 관련된 분야의 상임위에 배정되는 것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취임 전 시민활동이나 특정 사업 관련 행정소송의 원고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적이해관계자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다만 실제 직무에서 법이 정한 사적이해관계가 확인되면 신고·회피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에게 모든 제척·회피 사유가 없다는 최종 판단은 아니다.
최근 이진숙 국회의원 사례에서도 상임위 소속과 특정 감사 참여는 구분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장 경력에 따른 이해충돌을 이유로 이 의원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제척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과방위 위원 자격을 없애는 결정은 아니었으며, 이 의원 측은 제척에 반발했다. 국회와 지방의회는 적용 법령과 사실관계가 달라 정 의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상임위 소속을 유지하면서 특정 사안의 참여 여부를 별도로 판단한 사례다.
행안부 답변 이후 상임위원을 바꾸는 ‘사보임’을 논의했다는 점은 양측 모두 인정했다. 다만 그 의미에 대한 설명은 달랐다. 정 의원은 다른 도건위 위원과 교체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동료 의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더 추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영철 의장은 정수진 의원이 원해 교체에 동의하는 의원이 있다면 검토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기존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것은 아니며, 이미 선임된 다른 의원에게 자리를 비우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유 의장은 정 의원의 요청을 받아 소각장 관련 공론화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했다고도 밝혔다. 당시 정 의원이 사보임 문제를 더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사보임을 더 추진하지 않더라도 직접 이해관계 판단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자원순환센터 관련 질문과 심의·의결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있어, 향후 소각장 문제를 다루는 의정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권익위 답변을 기다리다 9월 회기가 지난 뒤 답변을 받아 이번 본회의에서 다시 발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신이 받은 9월 14일 답변을 유 의장에게 별도로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유 의장은 자유발언은 의원의 권리라 제한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입장도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본회의에서 발언했다고 말했다.
7월 2일 의사봉 반출을 둘러싼 입장 차이도 남아 있다. 유 의장은 정 의원이 의사봉을 들고 나간 행동을 의회의 권위 훼손으로 지적했다. 정 의원은 15일 자유발언에서 당시 행동에 사과했다.
정 의원은 본회의에서 검토보고서를 읽었으나 자신을 직접 이해관계인으로 판단한 근거를 찾지 못해 정회와 토론을 거듭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배정 절차가 진행되자 항의의 뜻으로 의사봉을 들고 나갔다는 것이다. 곧 본회의장으로 돌아왔지만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했으며, 의사봉은 약 2~3분 뒤 직원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의원이 희망한 상임위에 반드시 배정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와 권익위 답변도 이번 의결이 무효라는 판단은 아니다. 다만 본회의 의결을 거쳤다는 사실과 배정 판단에 활용한 법률 해석이 타당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유 의장은 이해충돌 가능성을 여러 참고 요소 중 하나로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정 의원은 그 판단이 앞으로의 의정활동까지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선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문이 실제 배정 결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소각장 관련 참여 제한은 어떤 구체적인 근거에 따른 것인지가 남은 쟁점이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