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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그린아일랜드 복구는 동의, 설계는 제동…순천시의회 “주민의견 먼저”

2026-08-13 07:33 | 입력 :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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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하천 기본구상·주민 의견 수렴 후 결정…“복구 반대 아니라 절차와 시기의 문제”

유영철 순천시의회의장이 오천그린아일랜드 설계비 1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가결 선포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유영철 순천시의회 의장이 오천그린아일랜드 설계비 1억원을 삭감한 추경 수정안을 가결 선포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순천시의회가 오천그린아일랜드 원상복구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실시설계에 들어가기에는 이르다며 관련 예산 1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국가하천 기본구상 용역 결과를 확인하고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복구 방향부터 결정해야 한다는 이유다.

순천시의회는 12일 제298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2026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해 오천그린아일랜드 원상복구 실시설계 용역비 1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가결했다. 총 634억원 규모의 이번 추경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논란이 된 예산이다.

손훈모 순천시장이 이날 본회의에 직접 출석해 “1억원은 공사비가 아니라 설계비”라고 강조하고, 설계에 앞서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상임위원회인 도시건설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삭감 결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의회가 제동을 건 것은 원상복구 자체가 아니라 사업을 추진하는 ‘순서’였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신화철 예결위원장은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삭감 결정을 한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며 “원칙적으로 원상복구에는 동의하지만 시기적으로 이번은 아니고 연말 본예산이나 정리추경 때 한꺼번에 재편성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결위원이자 도시건설위원회 소속인 한정민 의원도 “복구를 해야 한다는 데는 도건위 위원 모두가 동의한다”며 “국가하천 기본구상 용역에 맞춰 추진하면 비용의 이중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실시설계 이전에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감사원 감사 내용까지 종합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의원들이 문제 삼은 것은 아직 원상복구의 구체적인 방식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손 시장은 앞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왕복 4차선 도로를 완전히 복구할지, 일부 녹지를 남길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집행부 역시 이날 회의에서 4차선과 2차선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복구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신 위원장은 “어떠한 방향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설계비를 편성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차라리 기본설계라면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하천 기본구상도 변수로 작용했다. 오천그린아일랜드와 맞닿은 동천의 제방을 높이는 방안이 기본구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그 결과에 따라 현재 도로의 높이와 복구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민 의원은 실시설계에 들어간 뒤 국가하천 기본구상 내용이 반영되면 설계비가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었다. 추승안 도로과장은 기초조사는 어느 경우에도 필요하다면서도 설계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계획이 변경될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오천그린아일랜드의 홍수 안전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재현 의원은 추 과장에게 “그린아일랜드 조성으로 오천저류지의 본래 홍수조절 기능이 사라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추승안 과장은 오천그린아일랜드가 애초 동천 수위가 올라갈 경우 물을 받아내기 위한 저류지 기능을 가진 하천구역이라고 설명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기존 도로 위에 흙과 배수층, 모래층 등을 쌓아 잔디광장을 조성하면서 지면이 약 70㎝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내년에 정말 큰비가 내린다면 홍수가 발생할 위험도 있느냐”고 다시 묻자 추 과장은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지면이 70㎝ 높아진 만큼 동천의 물이 저류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수위가 더 올라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상류지역의 침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추 과장은 “저류지 기능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70㎝를 걷어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홍수 방지를 위해서는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그렇다. 저류지 기능을 유지하려면 물이 넘어갈 수 있는 기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의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이번에는 오천그린아일랜드의 적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감사원은 올 1월 공익감사 결과에서 오천그린아일랜드가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성된 점을 지적하고 필요한 절차를 이행하거나 원상복구하도록 요구했다.

주우성 의원은 추 과장을 향해 “결과적으로 봤을 때 오천그린아일랜드가 지금 위법이라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물었다. 추 과장은 “적법하지 않다는 것은 감사원의 공익감사 결과에 따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사전에 이행하지 않았고, 그것을 지금이라도 이행하라는 것이 감사 결과”라고 답했다.

주 의원은 다시 “그러면 결정권자가 바뀌어서 집행부의 생각도 바뀐 것이냐. 왜 전에는 이런 부분을 방관했느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따져 물었다. 추 과장이 “정책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이를 듣고 있던 신화철 위원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신화철 예결위원장이
신화철 예결위원장의 질문에 추승안 도로과장이 답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아니, 방금 주우성 의원 말처럼 이건 정책의 변경이 아니잖아요.” 추 과장이 “예”라고 답하자 신 위원장은 말을 이어갔다. “불법·위법한 행동을 했으면 불법적이었던 거라고 인정하고, 이것을 적법하게 바꾸려고 하는 거라고 설명하면 되는 거예요.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런데 자꾸 정책의 변화라고 하니까 말이 길어지잖아요. 안 그래요?” 추 과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답했고, 신 위원장은 다시 주 의원에게 질의를 이어가도록 했다.

회의에서는 그린아일랜드를 존치하더라도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확인됐다. 잔디 아래 남아 있는 기존 아스팔트 때문이다.
김재진 의원이 “잔디밭을 존치시키느냐와 상관없이 밑에 있는 아스팔트는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영오 시민주권담당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 녹지로 존치하더라도 기존 아스팔트는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잔디밭을 걷어내고 도로를 복구할 경우에는 도로표면 상태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손 시장이 밝힌 ‘공론화’ 방침도 논란이 됐다. 의원들은 공론화추진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지, 시민들에게 무엇을 물을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론화 방침부터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회의에서는 공론화·공청회·설명회·정책토론이라는 표현이 뒤섞였다. 한정민 의원은 “시민들도 그렇고 여기 있는 사람들도 혼란스러운 게 공론화냐, 공청회냐, 설명회냐, 토론회냐는 것”이라며 “통일을 좀 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시민 의견 수렴의 대상이 그린아일랜드의 ‘존치와 철거’인지, 원상복구를 전제로 한 ‘4차선과 일부 녹지 존치’의 문제인지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예결위는 국가하천 기본구상 용역을 마친 뒤 사업 방향을 정하고 주민 의견을 먼저 수렴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신화철 예결위원장은 최종 권고사항을 통해 “국가하천 기본구상 용역 완료 후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사전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오천그린아일랜드 원상복구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 복구 여부보다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로 옮겨가게 됐다. 국가하천 기본구상과 홍수 안전,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영하면서 시민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수렴할 것인지가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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