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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하늘과바람과별과시’가 나온 이유… 광양의 인문여행 떠나볼까

2026-07-31 15:58 | 입력 :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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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유고집을 숨겨 보관한 정병욱 부친의 집  사진광양시청
윤동주 시인의 유고집을 숨겨 보관한 정병욱 부친의 집. 사진=광양시청

국문학자 백영 정병욱(1922~1982)은 한국 고전문학 연구의 토대를 세운 학자이자, 시인 윤동주의 유고를 지켜낸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희전문 시절 윤동주와 깊은 우정을 나눴던 그는 1944년 학도병으로 끌려가기 전, 윤동주가 손수 엮은 자필 시집을 광양 망덕포구의 어머니에게 맡겼다.

정병욱의 어머니는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원고를 명주 보자기로 겹겹이 싼 뒤 항아리에 넣어 마룻바닥 밑에 숨겨 끝까지 보존했다. 윤동주는 광복을 불과 반 년 앞두고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세상을 떠났고, 그가 남긴 원고는 정병욱의 손을 거쳐 1948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세상에 나왔다.

1925년 정병욱의 부친이 양조장과 주택을 겸해 지은 이 가옥은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됐다. 정병욱은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따온 '백영(白影)'을 자신의 호로 삼으며 벗과의 인연을 평생 간직했다. 광양 망덕포구의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은 우정과 헌신, 기록을 미래로 이어낸 보존의 가치를 만나는 공간이다.

광양시가 역사와 문학, 사진으로 시대를 기록하고 기억을 지켜온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는 인문여행을 제안하고 나섰다. 윤동주의 유고를 지켜낸 국문학자 백영 정병욱, 구한말의 역사가 매천 황현,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사진으로 증언한 백암 이경모의 흔적을 따라 걷는 여정이다.

붓으로 시대를 기록한 매천 황현

광양시가 역사와 문학, 사진으로 시대를 기록하고 기억을 지켜온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는 인문여행을 제안하고 나섰다. 구한말의 역사가 매천 황현, 윤동주의 유고를 지켜낸 국문학자 백영 정병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사진으로 증언한 백암 이경모의 흔적을 따라 걷는 여정이다.

매천 황현(1855~1910)은 광양 백운산 자락에서 태어나 구한말의 실상을 치열하게 기록한 인물이다. 1883년 별시 문과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신분과 지역적 한계로 뜻을 펼치지 못하자 벼슬길을 접고 낙향해 평생 2,500여 수의 시를 남기며 시문 창작과 역사 기록에 몰두했다.

대표 저술인 『매천야록』은 1864년부터 1910년까지 조선 말기의 정치·사회상을 담은 역사 기록물로, 위정자의 부패와 외세의 침략, 국권 상실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귀중한 사료로 꼽힌다. 1910년 경술국치 직후에는 "인간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하기 어렵구나"라는 구절이 담긴 절명시 네 편을 남기고 순국했다. 광양의 매천황현생가와 매천역사공원에서 그의 삶과 정신을 만날 수 있다.

탄생 100주년 이경모, 카메라로 남긴 격동의 현대사

광양 출신 사진작가 백암 이경모(1926~2001)는 한국 기록사진의 선구자로 꼽힌다. 1946년 호남신문 사진부장으로 사진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1948년 여순사건 당시 현장과 피란민의 모습을 필름에 담은 데 이어, 정부 수립 과정과 6·25전쟁, 전후 복구 과정 등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사진으로 증언했다. 사라져가는 문화재와 전통, 고향의 풍경과 평범한 이들의 일상까지 카메라에 담아 한 시대의 기억을 남겼다.

올해는 이경모 탄생 100주년이다. 지난 2월에는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그의 작품 세계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열려 가족과 지역 연구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평생 수집한 카메라 1,500여 대를 나주의 한 대학에 기증하기도 했다.

광양시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1일부터 31일까지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기념사진전 '이경모의 시선-사라짐 앞에서, 사진으로 남기다'를 연다. 광양예술창고에 조성된 이경모 사진 아카이브에서는 그가 남긴 기록사진과 카메라 등을 상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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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광양시 관광과장은 "광양은 백운산과 섬진강, 망덕포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산업도시의 역동성을 함께 품은 도시"라며 "여기에 매천 황현, 백영 정병욱, 백암 이경모가 남긴 기록과 보존의 유산이 더해져 깊이 있는 인문여행의 가치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역사와 문학, 사진이 전하는 울림 속에서 광양이 간직한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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