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연구원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남 22개 시·군이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 게 아니라 지역마다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 전남과 광주가 합쳐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는 만큼, 이참에 전남 전역에 흩어져 있는 태양광 발전과 전기 사용을 하나의 큰 틀로 연결해 보자는 취지다.
보고서가 다루는 "분산에너지"는 쉽게 말해 멀리 있는 대형 발전소에서 송전탑을 거쳐 전기를 끌어오는 대신, 가까운 곳에서 만든 전기를 그 동네에서 바로 쓰고 저장하고 사고파는 방식이다. 전남 22개 시·군은 지난해 11월 이미 이런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정부 지정을 받아둔 상태다.
순천은 "전기 만드는 동네"보다 "전기 쓰는 동네"
보고서는 신안·해남·영광·영암·고흥처럼 햇빛이 좋아 태양광 발전소가 몰려 있는 지역과, 여수·광양처럼 공장이 많아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을 따로 구분했다. 순천은 목포·무안과 함께 "도시형" 지역으로 묶였다. 큰 공장 단지보다는 시청 같은 공공건물, 상가, 아파트, 전기차 충전소, 대학, 병원처럼 도시 곳곳에서 쓰는 전기를 모아, 다른 지역 태양광 전기와 직접 거래로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직접 거래"란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쪽과 쓰는 쪽이 곧바로 사고파는 방식을 뜻한다. 다만 보고서는 이런 거래가 늘어날수록 전기 가격이 들쭉날쭉해지거나, 누가 얼마를 썼는지 계산이 꼬이는 문제도 함께 생길 수 있어 미리 정확한 계약 방식과 정산 기준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짚었다.
"신안·해남 햇빛 전기를 순천 공장까지"
한국전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순천 지역 공장들이 쓴 전기는 한 해 873억 4,900만kWh(873.49GWh)로, 여수와 광양에 이어 전남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전남 전체 공장 전기 사용량의 약 4.5%를 순천이 차지한 셈이다.
순천에도 태양광 발전소가 있어 누적 발전 용량이 약 307MW에 이르지만, 보고서는 순천을 "태양광으로 만드는 전기보다 공장에서 쓰는 전기가 더 많은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순천은 햇빛이 쨍쨍할 때 남는 전기를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 이른바 ESS를 더 갖춰야 하는 지역으로도 함께 꼽혔다. 쉽게 말해 낮 동안 충전해 뒀다가 밤이나 흐린 날 꺼내 쓰는 대형 보조배터리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신안·해남·영광·영암·고흥에서 만든 태양광 전기를 여수·광양·순천의 공장과 광주 광산구·북구의 공장까지 보내 직접 거래하는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전기를 멀리까지 보내려면 송전선 같은 시설을 함께 보강해야 하고, 가격과 정산 방식도 새로 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전남과 광주,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발전회사, 전기를 쓰는 기업, 주민 대표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협의체가 어느 지역에서 전기를 만들고 어디서 쓸지 짝을 지어주고, 가격과 정산 기준도 함께 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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